배추 40포기 절여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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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을 하려면
수량이 많거나 적거나 사흘은 걸린다.
첫날은
김치 양념으로 들어갈
마늘 생강 쪽파와 갓을 다듬어 놓는다.
마늘과 생강은
더 미리 까 놓긴 했지만,
둘째 날,
올해는 배추의 량을 줄였다.
예년에 비해 3분의 2 쯤 되는 것 같다.
오전에
40포기의 배추를 절여놓고
갓과 쪽파 무를 씻어놓고
점심식사 후
부랴부랴 생새우나 생물 사러
시장을 다녀온다. 배추 속에 들어갈 양념들 중에
갓과 쪽파 미나리만 잘잘하게 칼로 썰어놓고
무와 배 양파 마늘 생강 생새우
생갈치 모두 믹서기로 갈아서
배추 속 양념을 만든다.
몇 년 전에만 해도 무채를 썰었지만
근래에 와서는 채를 썰지 않고
갈아서 양념에 들어간다.
무 채를 써는 것도 힘들지만
배추 속 양념이 거칠면 배추 속 넣기가
손이 더딘 이유로 양념을 곱게 만든다.
메주콩을 갈 때나 두부 할 때 쓰는
큰 믹서기를 사용하여
왕초가
준비해놓은 모든 양념들을
몇십분 단시간에 휘리릭 갈아놓는다. 찹쌀 죽 한솥까지 끓여놓고 나면
모든 준비는
저녁밥 먹기 전에 모두 끝난다. 옛날 같았으면
밤에까지 채 썰고 마늘 찧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셋째 날
피곤하지만 날이 밝기 전 일어나
한 시간 걷기를 하고 나면
뻣뻣했던 전신의 뼈마디가
부드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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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배추부터 씻어 놓는다.
배추가 물이 빠지는 사이에
준비한 양념을 모두 섞어 배추 속 넣을
양념을 만든다.
고춧가루와 액젓 새우젓과 그리고
소금으로 부족한 간을 맞추고
매실효소를 넣어 단맛을 가미해서
맛있는 양념 만들기는
끄 읏~
고춧가루가 4.7kg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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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절임 한 배추가
얼마나 되나 궁금하여 저울에 달아봤다.
80kg 가까이 된다.
이제 버무리는 일만 남았다.
여기까지만 해놓아도
김장을 다 한 듯이 끝이 보인다.
김장하는 날엔
빼놓지 않는 먹거리
둘이서 김장한다고 빼놓을 수 있나,
돼지고기 목살 한 근을 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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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맞게 절여진 배춧잎 뜯어
맛있게 버무려진 김치 속 양념으로
금방 삶아 따듯한 수육 한점 올려
쌈 싸 먹는 맛,
음~ 이 맛이야~
다육실에
다육의 진열대로 쓰였던 다이가
작업대가 됐다.
위에 올려놓고 김치를 버무리니
편하고 좋다
다육을 정리하고 나니
여유로워진 공간의 활용도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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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가 먼저 버무리기 시작하여
일이 거칠기는 하지만 빠른 나의 손놀림에
김치 버무리기는 일찍 끝냈다.
세집 네집 먹을 김치인데
김치맛은 어떨랑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