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지짐거리는 가을날 비,
가을날에 내리는 비는
백해무익의 필요 없는 비.
들깨 베어 밭에 늘어놓고
두어 번의 비를 맞았다.
자고 새면 조마조마 비가 내릴까 봐,
어느 정도 말랐기에 걷어 묶었다.
덜 마른 들깨라 모두 털어지지 않으니
말렸다가 다시 한번 더 털어야 하기에
묶어야 했다.
들깨 뿌리를 캐내고 흙을 고르고
넓은 비닐을 깔고 위에 갑바를 펴고
깻단을 늘어놓고는 왕초가 도리깨로 투덕투덕
뒤집어놓고 또 투덕투덕하여 대강 털어서
뽑아놓은 마른 고춧대에 기대어 세워 말렸다.
며칠 후 바싹 마르면
막대기로 토닥토닥 때리면 남아있는 깨가
모두 쏟아지겠지,
아시물은 털었으니 이제 비가 와도 괜찮고
눈이 와도 겁날거 없다.
한 번에 끝날 일을 궂은 가을 날씨 탓에
몇 번의 손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람을 지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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