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를 마라]
-허석주-
은행나무 잎은 노란색으로
느티나무 잎은 갈색으로
단풍나무잎은 붉은색으로
서로 다른 색으로 물드는 날들
모두 푸른 잎으로 살았는데
잎사귀 색깔들이 왜 다르냐고 묻지를 말어라
나무들 마다 말못할 사연 있겠지
차마 내뱉지 못할 말들이 있겠지
서로의 만남 결과가 다르고
각자의 사연이 틀리고
서로의 아픔이 모두 다르듯
모두 사정이 있어 색이 다르겠지
자꾸만 물든 사랑일랑 묻지 마라
가을은 잠시 머문다
인연이 낙엽 되어 지는날에
바람에 휘날려서 부서 질때까지
잎새에 물들은 사연 묻지를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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