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와 같이 온
태풍 링링은
오전부터 일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나운 맹수로 변했다.
나무도 뽑아 버릴 듯이
하루 종일 거세게 불어댔다.
아직 맛도 들지 않은 과일들은
떨어져 나딩굴고
밭에 심은 것 들 모두
돌이 뱅뱅 쳐서 짓이겨 놓았다.
지금 한참 꽃순을 올린 들깨는
꺾여 짓이겨지고,
예쁘게 자라는 김장배추는
바람에 휘둘려 도리질 치다가
뿌리가 잘리기도 하고.
우체통도 누어버렸다.
오후 7시가 가까워서야
무지했던 태풍은
빠져나갔고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한 밤을 맞는다.
추석이 며칠 남지 않은
음력 팔월 초아흐렛날의 반쪽 달이
초저녁 밤하늘을
화안 하게 밝힌다.
반달이 둥근달로 찍혔다.
나의 사진 찍는 기술이 좋아서
그렇게 찍히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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