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비 내려줘서
고맙다 했더니
한번 내리기 시작하면 날마다 빗발이
지짐거리고
오늘은 태풍급 바람이 불어
춥고 정신을 못 차리겠네.
일요일에
방이동 동생 온다길래
앞 밭의 마늘종 얻어놨는데
어제 낮에
마늘쫑 뽑아놓길 아주 잘했네.
벌써 센 것도 있고
잘 뽑히지 않아
마늘쫑이 부드럽지 않아 좀 아쉽다.
돌나물이 주위에 지천인데
아직 돌나물 김치도 담가먹지 못했다.
늘어나는 게 게으름뿐,
맘 먹고 나가 미나리도 베어 와
미나리 넉넉히 넣고
돌나물 김치가 두통이나 된다.
알맞게 익으면 맛 있을 듯,
들어와 누었다가 잠이 들어
낮잠 한숨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니
점심 먹어야 할 시간이다.
며칠 전 뜯은 쑥
김냉에 넣어뒀던 거
내일은 삶을까 하고 꺼냈더니
누렁 잎이 더러 생겼네.
깨끗한 곳에 수북하게 자란 쑥이
연하고 깨끗해서
그냥 지나치기가 아까워서
뜯어다 놓은 쑥,
내일은 삶아놔야지,
내일 아침엔 심난하게 부는 바람이
좀 수그러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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