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 이틀은
한낮엔 초여름 날씨 같다.
이러다가 봄이라고 쑥 한 번도 못 뜯고
봄이 그냥 지나가는 거 아녀”
이침 운동길 지나면서
쑥이 많은 곳을 알아 둔 곳이 있다.
요즘에는 논둑 밭둑에서
쑥을 뜯었다가는 큰일 날 수도 있다.
제초제 뿌려놓은 것을 모르고
뜯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바구니 옆에 끼고 가 아닌
비닐봉지 하나 들고 쑥 뜯으러 나간다.
미리 봐 둔 곳 있으니 곧장
그곳으로 간다.
처음엔 차근차근 한 잎 한잎 뜯다 보니
덥기는 하고 허리도 아프고
이렇게 뜯다가는
쑥 몇 주먹으로 끝을 봐야 할 것 같다.
한 손으로 곱게 놀리던 손을
할 수 없이
왼손까지 합세해서
쑥을 뜯는 양손이 폭군으로 변했다.
후둑후둑 뜯어 비닐봉지 두 개에
꾹꾹 눌러 담아서 양손에 들고 왔다.
집에 와 쏟아놓고 보니 짧은 시간에
참 많이도 뜯어왔다.
뜯을 땐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는데
다듬는 건 왜렇게 더딘 거야
오랫동안 앉아 고르고 있으려니
아이고~ 허리 다리 엉덩이야”
왜렇게 많이 뜯은 거야”
내가 벌려놓은 일에 투정을 부리며
몇 시간을 지루하게 골라놓고 나니
힘은 들었어도 기분은 좋다.
아직은 벌레가 생기지 않았는데
이때를 놓치면
벌레가 생겨서 뜯을 쑥도
먹을 쑥도 없다.
삶아 냉동해 두고 쑥빵도 찌고
우리 떡보 영감
쑥 인절미도 해줘야지”
누가 그러더라
봄에 쑥을 뜯지 않으면 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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