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한고랑 캐는걸
하루 종일이 걸렸다.
옆에 고구마순이 넘어와
땅콩 싹이 일찌감치 삭아버린 것이
일을 더디게 했네.
땅콩이 영글기도 전부터
밤마다
청설모가 땅콩밭을 헤집었어도
우리 먹을 만큼은 남겨놓았다.
물에 깨끗이 목욕시켜
마당에 망석에 펴고 며칠 말린다.
까치가 어떻게 알고
땅콩 멍석으로 모여든다.
나무에 앉아 숨어있다가
사람이 안 보이면 날아와 앉는다.
땅콩을 찍어 까먹고 입에 물어 나르고,
그물망을 덮었다.
까치야"
용용 죽겠지"ㅎ
미안하다~
농사지어서
야생동물들에게만 줄 수는 없잖냐?
나도 먹고살아야지,
각종 야생동물들의 습격을 받으며
지금까지 온 땅콩들,
껍질 속의 땅콩 알이
달그락 소리를 낼 때까지
가을햇살에 며칠간 찜질을 마친다.
망 자루에 담기면 그때랴
사람들 몫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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