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고 가꾸고. 399

오늘 첫서리,고구마 캐기,

갑자기 내려간 기온에 새벽 공기가 차다. 어젯밤에 첫서리가 내렸다. 타작 끝낸 논바닥에 깔여 있는 검불에 서리가 하얗게 앉았다. 우리집 지붕이 하얗다. 부랴부랴 고구마를 캣다. 고구마는 서리가 내리기 전에 캐야 겨울 저장에 썩지 않는다 하네. 올해는 고구가 캐기가 힘이 든다. 땅속으로 깊이 파고 들어간 고구마는 칡뿌리를 닮으려다 말았는가? 귀촌 11년에 열한번의 고구마를 심으면서 쇠스랑까지 등장하여 고구마를 캐기는 처음이다. 고구마넝쿨이 주체 못하게 무성하여 넝쿨만 키우는 줄 알았더니 고구마도 키우긴 했네. 예년에 심던 배를 심었더니 많다.

심고 가꾸고. 2020.10.18

포도넝쿨 자리옮겨심기.

출입구 돌계단 양쪽에 축대 밑에 심어진 포도나무가 파이프 아치에 올려져 예쁘게 자랐다. 주렁주렁 매달려 늘어진 포도송이를 올려다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높이 매달린 포도송이는 한 번씩 지나가는 태풍 덕분에 잘 익어서 맛있는 포도를 아직까지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올여름엔 유난하게 장마도 길었던지라 포도나무가 물에취어 잎새까지 누렇게 떠서 떨어진다. 보다 못해서 왕초는 며칠 전부터 포도나무를 캐서 축대 위로 옮겨 심어 아치에 올릴 생각을 했던 것이다.

심고 가꾸고. 2020.10.15

땅콩캐기 왠종일,,

땅콩 한고랑 캐는걸 하루 종일이 걸렸다. 옆에 고구마순이 넘어와 땅콩 싹이 일찌감치 삭아버린 것이 일을 더디게 했네. 땅콩이 영글기도 전부터 밤마다 청설모가 땅콩밭을 헤집었어도 우리 먹을 만큼은 남겨놓았다. 물에 깨끗이 목욕시켜 마당에 망석에 펴고 며칠 말린다. 까치가 어떻게 알고 땅콩 멍석으로 모여든다. 나무에 앉아 숨어있다가 사람이 안 보이면 날아와 앉는다. 땅콩을 찍어 까먹고 입에 물어 나르고, 그물망을 덮었다. 까치야" 용용 죽겠지"ㅎ 미안하다~ 농사지어서 야생동물들에게만 줄 수는 없잖냐? 나도 먹고살아야지, 각종 야생동물들의 습격을 받으며 지금까지 온 땅콩들, 껍질 속의 땅콩 알이 달그락 소리를 낼 때까지 가을햇살에 며칠간 찜질을 마친다. 망 자루에 담기면 그때랴 사람들 몫이여~

심고 가꾸고. 2020.09.25

수수 털기..

쉽게 지은 몇 포기의 수수 농사. 유월 어느 날 수수 몇 알 땅에 뿌리고 흙을 덮었다. 며칠 후 새싹이 나오더니 쑥쑥 자란다. 밭둑에 심은 보리가 익어 베고 수수 모종을 심었다. 이삭이 나와 잘 영근 수수 이삭 잘라 말리고 대야에 수수 이삭 자근자근 두드리니 알이 쏙쏙 잘도 빠진다. 몇 포기 심어놓고 즐기며 쉽게 얻어진 수수쌀이 한 되는 넉넉히 되겠네. 아이고 재미있어라~ 그런데 이게 찰수수일까? 멧수수일까? 묶어서 빗자루 만들어야지,

심고 가꾸고. 2020.09.23

벌래먹어 떨어지는 사과 아까워서..

성한 것 하나 없이 모두 벌래 먹고 썩어 떨어져 버려지는 사과, 아까워라~ 올 사과농사는 빵점 농사지었다. 사과를 버리기만 하기엔 애써서 가꾼 왕초의 수고가 너무 아까웠다. 썩은 곳은 도려내고 성한 곳은 발라내어 건조기에 넣어 말려보기로 했다. 꼬들꼬들하게 말려지면 당도도 높아지고 새콤하고 쫄깃한 맛있는 간식이 될 거야~

심고 가꾸고. 2020.09.20